안녕하세요? 2기 김은혜의 아빠입니다. 은혜가 처음 캐나다에 도착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기가 도착했다더군요. 3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저희 아이가 그곳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때가 떠올라 남의 일 같지 않은 생각에 몇 자 적어 봅니다. 저희 아이는 형제가 없는 데다 제가 직업상 늦게 들어 오다보니 늘 아이와 엄마가 같이 잠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 나이가 되도록 혼자 잠을 못 잘 정도였는데 더구나 낯선 이국땅에 그것도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인의 집에서 혼자 지내려니 몹시 힘들었나 봅니다. 낮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여도 눈이 항상 부어 있는 것을 보는 심정을, 거기다가 새벽에 전화 통화를 하면 우는 목소리로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는 호소를 듣는 부모의 심정을 어디에다 비유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 저희 아이만 그렇고 3기는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래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걱정이 많이 되실 것 같아 감히 말씀드려봅니다. 그때의 심정으로는 영어고 뭐고 가서 데리고 오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무슨 대단한 것을 하려고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의 선생님들은 이미 경험이 있으시고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저희는 모든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얼마간의 시간을 주시면 은혜가 누구보다 잘 적응하리라 확신합니다.’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답변도 사실 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경우이고 저희 아이는 특별한 케이스라 보편적인 과정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그 때는 제 자식만 유별나게 챙기려는 부모의 심정이라 누가 비웃는다 해도 상관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음 아플수록 아이에게 냉정하게 대하며 그곳 선생님들의 지도를 따르니 정말 거짓말처럼 아이가 적응해 가더군요. 얼마 전에 통화 할 때는 1년 연장하면 안 되겠느냐는 말을 해서 한국에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부모를 약간 서운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만약 저희에게 아이가 하나 더 있어서 다시 그곳에 보내게 된다면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자식을 특별한 연고도 없이 이역만리에 보내고 걱정 안 될 부모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떨어져 있으며 아이가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낍니다. 단지 영어만이 아니라 생각하는 폭도 깊이도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합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걱정되고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매사에 기운도 없고.......저희는 그랬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주 속 편하게 생각하면, 그러니까 oss에 보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길게 잡아 한 달 정도만, 그곳 선생님들을 믿고 계시면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리라 봅니다. 화장실 갈 때 마음과 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지금 생각하니 아이를 보내고 몇 주간 했던 걱정도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던 간절한 사랑이었다고 회고하게 됩니다. 아이가 돌아 온 후에도 아이에게 신경질부릴 상황이 되면 그 때를 자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처음 홈스테이에 도착해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눈물 닦을 티슈를 통째로 옆에 갔다 놓고)찍은 사진이 제 컴퓨터의 바탕화면입니다. 지금은, 자식을 그렇게 멀리 보내고 어쩌면 부모로서 그렇게 태연해 할 수 있나를 반성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나중에는 아이와 함께 그 사진을 보며 캐나다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혹시 아이를 보내고 걱정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봤습니다.(실은 이런 식의 얘기도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많지만) 2가 은혜 아빠 김주혁 올림 오성식 2008-08-11 14:18:35 은혜아빠.....정말 그때 생각하면 전 아찔해요. 카메라를 갖다대고 "은혜야, 캐나다 어때? 좋지?" 하는데, "엄마 나 데리러 오세요,.....언제 올꺼야....." 아이한테 거짓말 하라고 시킬수도 없는 일이고,......참 암담했었습니다. 그러던 은혜가 지금은 최고의 은혜가 되어 있습니다. 저 아래 쓴 글 (390번) 한번 보세요, 영어도 잘하는 은혜가 한글도 저렇게 잘 쓰는 걸 보면 역시...... 전 알아요., 은혜에게 열심히 시간나는대로 싸이 개인 홈피 관리하라고 일부러 시키는 특히 아빠의 마음을..... 국어 쓰기 실력을 그렇게 해서라도 유지시키기 위함이라는 깊은 배려를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이라는 게 자주 쓰면 별 거 아닌데., 안 쓰다보면 몇 글자 적기도 사실 쉽지 않거든요, 영어 잘하는 거 못지 않게 국어 잘하는 거 무척 중요한데.......저도 우리아이 국어 때문에 걱정입니다. 지금도 아들이 엄마랑 사극보고 있는데 열심히 보게 해요, 아무래도 우리아들은 좀 더 많은 시간을 캐나다에서 보낼 아이어서 국적없는 아이가 될까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다시 한번 바쁜데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역시 OSS FAMILY는 멋집니다 정희상희맘 2008-08-11 14:43:20 맞아요..딱 이 느낌이예요. 보통아이들은 적응하는데 우리 아인 적응 못하면 어쩌나..하는 맘요..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세겨 봅니다. 그리고 강인한 엄마의 모습..아이에게 울음섞인 목소리 안들려 주기..아이가 전화를 하면 밝은 목소리 들려주기..몇가지 마음다짐을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찬우맘 2008-08-11 16:13:40 역시 경험자의 조언은 많은 힘이 되네요. 전화상으로 들려오는 울음소리 처음 들었을때 덜컥 맘이 내려앉아 잠시 같이 울먹거렸는데..그럼 안되죠? 그다음 전화에선 잘 참고 나름 씩씩하게 얘기했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지나 몇주가 지나면 우리 찬우도 언제 그랬냐는듯 잘 지내고 있겠지요? 그모습 기대하면서 모두 화이팅입니다 지원마미 2008-08-11 16:50:48 제가 지원이 유학을 결정하기전에 은혜어머님과 통화한 일이 있습니다 .저희 지원이와 많은 공통점을 느꼈지요. 때로는 기다림이 가장 좋은 힘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지원이에 대한 믿음이라 생각합니다. 지원이도 은혜처럼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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