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둘째 핑계를 대고 이번 이벤트는 패스하려고 했으나,
마감 시간이 임박할수록 불안해지는 이 심리는 뭔지...
마치 홈쇼핑 중독자가 마감임박이란 소리에 전화기를 들듯이
마감이 코앞에 닥치니 또 부랴부랴 참여를 하게 되네요.
제가 직장생활을 한 탓에 남주를 비교적 독립적으로 키웠다고 나름 자부했기에
캐나다로 유학 보내는 것에 대해서 미리 별 걱정을 하지 않았어요.
다만 보내고 난 뒤 가장 걱정한 부분은 홈스테이였어요.
원래 저희가 원한 홈스테이는 또래가 있는 가정이었거든요.
우리 아이가 약간은 무뚝뚝한 성격에 처음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홈스테이에서
영어를 많이 사용하려면 아무래도 또래가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근데, 배정 받은 홈스테이는 엄청 젊은 부부였지요.
엄마 나이 27세, 아기 아직 두 돌 안 된 상태.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리는 소식이 엄마가 둘째 임신
‘아직 서른도 안 된 젊은 엄마가 아이 마음을 잘 헤아릴까?’라는 불신이 제 마음 속에
싹트고 나니, 모든 상황이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전화통화를 할 때 간단하게 대화가 오가면
이렇게 무뚝뚝해서 우리 아이가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걱정하고,
아이를 혼자 집에 있게 한 적이 저 역시 수없이 많았음에도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 혼자 집에 있게 하면 그 사실에 혼자 분노(?)하기도 하고,
아이 바지에 허리고무줄이 빠져 나와도
그거 하나 제대로 못 꿰어서 결국 OSS선생님께 부탁하게 하고 등등...
더구나 홈맘이 임신했다고 하니, 어린 딸아이에 우리 남주까지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나중에 출산할 때는 도대체 어떻게 할 계획인지 혼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급기야, 교장선생님과 캡틴선생님이 한국에 나오셨을 때
넌지시 홈스테이가 교체되지 않는지 여쭤 봤더니,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신데다가 남주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거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한편, 저랑 남편이 이렇게 속 끓이는 동안
다행히 남주는 홈스테이에 대해서 별 불만이 없었어요.
더군다나, 그집 아이가 어리다보니, 여행 등은 기대할 수 없었고
늘 집에만 있다보니, 숙제하고 공부할 시간은 엄청 많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저 역시 불신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면서 우리 홈스테이의 장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으로 홈스테이를 신뢰하게 된 계기가
어느 가을날 저녁에 홈맘이 우리 남주에게 둘만의 산책을 제의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엄마랑 산책을 했는데, 홈맘이 임신으로 인해서 많이 힘들다면서
남주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이 얘기를 남주에게 듣는 순간,
‘아, 우리 남주가 그 가정의 맏딸 노릇을 하고 있구나. 오롯이 그 가족 구성원 역할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그제서야 제 걱정이 기우였고, 그 동안 제가 끝없이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남주를 캐나다로 보낸 것이 비단 영어 좀 배워서 오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배려, 신뢰 이런 소중한 것들을 배우게 하는 목적도 있었는데,
제 이기심에 그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거죠.
이런 생각에 이르니까, 결국 홈스테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쭈~욱 그대로였는데
제 마음이 불신에서 믿음으로 변한 거더라구요.
단순히 일 년 동안 남주를 먹여주고 재워 주는 곳이 아니라,
또 다른 가족을 만나 그 속에 융화된다는 사실을 잊고
단지 내 눈으로 못 본다고 해서 막연하게 걱정하고 불신했던 거였죠.
제 마음이 변한 후,
실제로 남주는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이런 명절을 홈스테이와 정말 즐겁게 보냈고
그 후기를 들뜬 목소리로 제게 들려주었어요.
물론, 숙제할 때 어린 동생이 방해를 하기도 하지만,
캐나다에서 동생 돌보는 연습을 많이 하면 한국 와서 친동생도 잘 돌보겠지요?
처음 홈맘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는 6개월 후에는 꼭 홈스테이를 교체하리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동생 태어나는 걸 못 본 대신 캐나다에서 홈맘과 그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잘 됐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홈스테이에 대한 걱정.
일단 담임선생님과 먼저 상의하세요.
저 같은 경우 오쌤의 홈스테이방문 이후 아이 방에 TV를 옮겨놨다는 얘기를 듣고 존쌤께 말씀드렸더니,
즉각 시정조치가 있었어요.
담임선생님과 상의한 결과 별 문제가 없다고 말씀하시면 그냥 믿고 넘어가셔도 될 겁니다.
제 경험상 엄마가 걱정하면 결국 중간에서 아이만 더 힘들어하게 되더라구요.
아이의 얘기를 듣고 엄마가 미리 판단해서
홈스테이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은 더더욱 금해야 하구요.
각자 속한 환경에서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그것도 캐나다유학을 통해 얻은 수확이 되리라 믿습니다.
뭔 정신으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숙제 끝~
오성식 2010-01-25 10:15:39
2기 우승이 생각이 나네요. 우승이도 이곳에 유학 중에 홈맘이 아이를 낳았습니다,
우승이는 아이가 깰까봐 집에서 크게 소리도 못 냈답니다, 홈맘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승가 홈을 옮기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지만 우승맘과 우승이는 제발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홈은 옮기지 않게 해달라고 사정을 해서 끝까지 같은 홈스테이에서 있다 오게 되었습니다,
집에 또래는 없었지만 우승이는 젊은 엄마와 참 많은 얘기를 하며 홈스테이 생활을 했습니다, 한국 집안에서는 막내였지만 캐나다 홈에서는 장남 역할을 했던 겁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는 이 세상을 가장 성공적으로 가장 부유하게 사는 지혜를
가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남주맘의 열린 사고가 바로 남주의 유학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겁니다,
그러기에 남주는 늘 환한 모습으로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해 주는 매력을 가졌지 않습니까?
민서맘 2010-01-25 10:17:39
예쁜딸을 두신 남주어머님,
어린아기가 있어 힘드실텐데 댓글 열심히 달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읍니다.
oss생활 반이 넘어가면 다들 홈스테이로 마음고생을 하시나봐요.참고로 하겠습니다.
남주도 예쁜데 또 따님을 낳으셨지요.좋으시겠어요.전 아들만 둘이라...
터울도 제법 많이 나시죠? 민서도 동생이랑 9살차이랍니다.
그래서 약간의 동지의식?
재용맘 2010-01-25 10:18:02
밀린 숙제치고는 많이 쓰셨습니다^^
맞아요~~저두 항상 홈스테이가 제일 신경쓰이더라구요~~
내 아이문제라서 쿨하게만 생각되어지지 않는게 사실이구요!!
그래두 남주가 거기서두 맏딸 노릇을 하고 있다니 뿌듯하시겠어요~~
맏딸은 어디가두 표가 난다니까요?? 배려심 많고...사려깊고....
남주가 참 기특합니다!!
민재맘 2010-01-25 10:59:24
쉽지않지요..남주맘 대단하신 겁니다. 그런데 정말 남주가 동생이 태어난 과정을 못봐
저도 아쉬운데 홈스테이에서 그런 경험을 했으니..이 또한 대단한 인연같아요.
세대차이가 많이 안나는 홈맘도.. 믿음직하고 맏딸같은 남주 많이 의지할거 같네요. 남주는 어디서든 잘하고 사랑받을테니까요..
우성맘 2010-01-25 12:57:02
애기 때문에 숙제 하시는게 쉽지 않으셨을텐데.. 장하십니다 ^^
남주의 홈스테이가 좀 심심하다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동생이 또 생기는 건 처음 들었네요. 남주가 올해 동생복이 있나봅니다.. 한국에도 캐나다에도 동생이 생기는 거니까요 ^^
우성이 홈스테이도 어린아이가 있어서.. 만만치 않게 심심한 집이랍니다. 여행은 절대 안가고, 외출도 거의 안하는.. 심심한 집인데요.. 나름 장점이 있더군요. 숙제할 시간, 책읽을 시간이 충분해서 숙제 못해갈 걱정은 없나봐요 ^^
정말 예전에 승찬맘 말씀대로 좋은 홈스테이 나쁜 홈스테이란 없나 봅니다..
민준맘 2010-01-25 13:53:13
홈스테이가 결정이 되고 이런저런 이유로 다들 걱정이 많았을텐데
남주맘의 경험담으로 위안이 많이 될꺼 같은데요^^
생각하기에 따라 최악과 최상은 그다지 큰 차이가 아니란걸 믿습니다~~
남주맘 2010-01-25 14:17:22
재용맘, 민재맘,우성맘~
다들 저보다 더 중심 잘 잡고 계신데, 괜히 부끄럽네요.
민서맘~
민서가 남주랑 동갑이니, 민서동생은 세 살이겠네요. ^^
제가 여러 모로 배울 게 많겠어요.ㅎㅎ
민준맘~
홈스테이에서 찍은 동영상응 보니, 민준이가 오히려 부모님께 힘내라고 격려하던데요?
민준이 잘 적응할 거예요.
기훈맘 2010-01-25 14:42:53
이런 이벤트를 통해 5기끼리도 서로를 잘 알게 되네요
젊은 홈스테이맘이라서 좋은 점도 많을 거라 생각되네요
숙제 하고나니 시원하시죠? 햇반이랑 김 당첨되면 애들이 좋아할텐데 그죠?
세린맘 2010-01-25 15:55:08
홈 스테이 100% 만족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아요. 세린이가 2주간 남주네에서 생활하다가지금의 홈 스테이로 옮길 때에 남주 많이 심심하겠구나 걱정했는데 젊은 엄마라 친구처럼 지낼 수도 있고 공부 방해할 사람도 없어 참 다행일 수도 있지요. 긍정적으로 보면 약점도 내겐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애기 잘 크죠? 캐나다 갈 때 얼굴 뵈요.
우성아빠 2010-01-25 16:00:19
안사돈어른 오랜만입니다. 우성이 처제도 잘 크고 있죠. 남주의 차분함, 어른스러움 다 좋지만 무엇보다 운동을 잘 하는게 마음에 듭니다. 우성이 놈이 저를 안 닮아서 운동을 못 하거든요. ㅎㅎㅎㅎ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 남주 걱정은 안하셔 될 듯 싶네요.
우성아빠 2010-01-25 16:01:41
안하셔도 될 듯 싶네요.
무준맘 2010-01-25 16:53:43
인기가 많은 남주, 참 의젓하게 잘하고 있군요..
그런데 우성팜님..암암리에 도장꾹찌그셨어요..잘하셨네요..ㅎㅎ
그림이 아주 좋아요..
무준아 넌 뭐하고 있는거니..
재용맘 2010-01-25 17:51:14
우성팜!! 요즘 조용하시더니~~남주한테 도장 꾸~욱 찍고 가시네요 ㅎㅎ
여자친구도 몇 없구먼...찜해놓은 친구들이 넘 많아서~~
나두 여기서 사돈 구하고 싶은데 ㅋㅋㅋㅋㅋ어케요!!!!
남주맘 2010-01-25 18:09:22
어머나, 세린맘도 캐나다 가시는군요.
지난 번 대전 모임에서 못 뵈어서 섭섭했는데, 그때 얘기 많이 나눠요.
우성팜, 무준맘, 재용맘~
저 사윗감은 꼭 OSS에서 고를려구요.
아들 없는 절 기죽이는 잘나고 멋진 아들들이 어찌나 많은지요.
사위라도 삼아야 아들 없는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아요.
재원맘 2010-01-25 20:55:27
안녕하세요! 남주맘~
매력적인 따님을 두셔서 참 좋으실것 같아요^^
남주는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있는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예쁜여자보다 매력적인 여자가 더 좋아요^^
둘째때문에 정신 없으시죠~ 그래도 게시판에 자주 들어오셔서 반가워요!
이제 2월이 되면 재원이도 자기가 머물 홈스테이로 가는데
마음에 상처 받는일 없이 잘 지냈으면 하는게
가장 큰 바램이에요~많이 걱정되네요....
현정맘 2010-01-25 21:31:39
언제 이렇게 긴글을 정리를 잘 해 주셨데요?
홈스테이 문제를 현명한 남주맘이 긍정적으로 잘 마무리하셨네요.
홈맘과 남주가 잘 지낸다니 더 안심이예요.
예쁜 남주는 적응도 잘하고 학업도 열심히고 현정이 친구라서 자랑스러워요.
남주맘~아무래도 사윗감은 oss만한데가 없어요 그쵸?
원석맘 2010-01-25 22:48:52
남주가 늘 열심히 해서 부모님이 좋으시겠어요~
든든한 맏딸 두셔서 부럽네요~
캐나다에서도 맏딸로서의 사랑을 받고 있다니 대견합니다^^
수연예진맘 2010-01-25 23:06:03
늘 침착하고 노력하는 남주를 우리는 압니다~
남주맘의 마음 고생이 꽤 컸을 것 같아요.
남주맘팜의 바램대로 남주는 잘 하리란걸 우리모두 안답니다*^^*
대희맘 2010-01-25 23:53:46
남주맘 안녕하세요.
6기 대희맘 입니다 반갑습니다.
남주가 너무 예쁘게 생겼어요.
남자 친구들 한테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감 이네요.
용재맘 2010-01-26 11:13:19
울 대구 딸내미들의 미모가 출중하다는 걸 멀리 캐나다에서도 확실히 증명시켜 주는 환한 미소의 남주!! 그 모습이 반짝반짝 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