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아들을 멀리 떠나 보내면서 생각되어졌던 것들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오선생님께서 원하시는 내용은 여섯가지이지만
(1. OSS에 보내기 직전의 심리변화, 2. OSS에 보내기로 결심한 과정,
3. OSS에 보낸 후의 생활변화, 4.고통을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는가?
5. 무엇이 가장 힘든가? 6. OSS경험담 )
추가로 세가지 내용을(1.아들과의 추억, 2.아들에 대한 바램, 3.OSS에 바라는 것)
덧붙여서 적었습니다. -- 3개의 글로 나누어 올립니다. -
<1. 아들과의 추억 >
아들을 멀리 떠나 보내니 그 동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한번 풀어놓아 봅니다. 저희 집 소개 겸,,,
저희 집은 딸 둘을 먼저 얻었습니다.
이 세상 부모가 모두 그러하듯이,,
큰딸 작은딸,,, 이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한 줄 알았기에,,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딸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한참 지난 뒤, 늦은 나이에 아들을 얻었습니다.
이 세상에 나온 지 몇 시간 밖에 되지 않은 아들을 보는데,
이상하게도 뒷간에 배 대놓은 것 같은 푸근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 조그만 애가,, 뭐가 의지가 된다고,,,,,,,,^_^
저는 딸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학교에 제법 열심히 다녔습니다.
요즈음에는 아빠들이 학교에 많이들 나오시던데, 저는 엄마들만 많이 오는 시절에도
학교에 필요한 때는 꼭 갔습니다. 반회장 되면 가서 피자 돌리고, 전교회장선거에는
포스터 직접 제작해서 붙여주고,,, 생일에는 친구들 집으로 불러서, 제가 선물 사놓고,
퀴즈 내서 선물 나누어 주고, 게임도 같이하고, 사진 찍어주고,,,,,
큰애 고등학교 때는 야간학습시간에 가서 격려하고, 수고하시는 선생님 저녁 사주고,,
고3때는 매일 아침 일찍 무조건 학교까지 태워주고, 밤11시에 모시러 가고,
새벽까지 학원 다닐 때는 새벽 1시에 다시 가기도 하고,,,,,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
1학년 때부터 아버지회에 들어가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농촌체험, 갯벌체험, 가족등반, 중국학교교류행사, 체육대회, 오케스트라, 학예회,
스키캠핑, 학교시설개관식, 학교신문칼럼쓰기, 학생선발추첨식, 선생님단합회,,,,,,등등
년중 학교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4년간 활동을 하게 되었지요..
회사일 하랴, 학교에 가보랴 정말 힘들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들하고 단둘이 같이 하는 시간이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할 수 있는
여러가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 여행하기 보다는,,
집 근처 놀이터에서 얼음땡~도 같이 하고, 배드민턴도 치고, 테니스도 치고
축구도 하고, 탁구도 치고, 인라인스케이트도 타고, 한강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하느라고 했지만, 제가 주말에 비즈니스상 바쁜지라,,, 제가 원하는 만큼, 아들이
원하는 만큼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지금 아쉬울 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것은 공부를 빡시게 많이 안 시켰다는 겁니다.
그냥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도록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어실력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던 거죠…
그래서 항상 어떻게 하면 될까? 하고 일찌감치 외국에 보내려고도 했지만,,,
아들보다는 제가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그러지 못했죠..
아들 생각만 하면 제 얼굴에 웃음이 생깁니다.
아들 얼굴 쳐다보면 화를 낼 수 도 없습니다.
그냥 다~ 들어줍니다. 숙제 안 해도 오케이, TV오래 봐도 오케이
게임 많이 해도 오케이, 친구들하고 놀아도 오케이,,
집에 친구들 잔뜩 데리고 와서 놀아도 모두모두 예뻐 보이기만 합니다.
제가 밤에 집에 가면 꼭 껴안는 것을 자주 합니다.
소파에 누워서도 제 왼쪽 팔 베개에 눕게 해서 스킨십을 합니다.
하루 종일 떨어져 있었기에…
잠자러 침대에 가도 귀찮게 합니다.
저도 침대까지 따라가서 옆에 누워서 귀찮게 하니까요…. ^_^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들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은,
목욕탕 데려가서 때 밀어줄 때입니다. 저는 그 때(?)가 제일 좋습니다.
최근에 바빠서 한동안 목욕탕에 못 가다가 캐나다 보내기 전에 갔습니다.
그 전보다 제법 덩치가 커진 것 같아서 흐뭇했습니다.
이제 품 안에 끼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구나~.하고 아쉬웠지만,
앞으로 이제와는 다른 모습의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민망해서 올리지 않을까 하다가 그냥 용기 내서 올립니다.
시답잖은 개인적인 내용이라 많이 걱정됩니다.
< 2. OSS국제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한 과정 >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아들이 2009년 여름부터 부쩍 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여름휴가 때 괌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수영장에서 슬라이더, 징검다리, 수중농구 등등 노는데 혼자서도 잘 하더군요.
또, 요트를 타고 깊은 바다에 나갔을 때도, 겁내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발 닿지 않는 바다에 풍덩 뛰어들더군요..
하~ 이렇게 같이 뭘 색다른 것을 해 봐~야~
아~ 아들이 많이 컸구나 하는 것을 알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혼자 어딜 보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어느 날, 재영엄마가,,, 처제가 동윤이를 캐나다에 보내니 재영이도 보냈으면 한다,
믿을 만한 곳이다. 오성식 선생님이다.
저는 뭐 그렇게 크게 믿지 않았습니다. 설명회를 들은 적이 없기에,,,
그냥 처제만 믿고 또, 재영엄마가 보내자고 하니까..
저는 재영엄마가 뭘 하자고 하면 무조건 밀어줍니다.
재영엄마도 제가 뭘 한다면 안 따지고 밀어줍니다.
좋은 관계죠…^_^
그런데, 1년은 사실 부담되었습니다. 첫째 기간도 그렇고 비용도 만만찮고
또 내년이면 중학생인데, 중학교에서 공부할 준비도 해야 하고,
제가 재영이 다니던 학교에서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보니, 제 입장도 그렇고,,
6개월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
저는 애들 학교공부에 나름대로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시대회, 영재교육원 보내서 실적 쌓게 하고, 악기 배우게 하고,,
힘들게 선행교육 시켜서 국제중학교 보내고 과학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는 무조건 놀아라 신나게 놀아라,
단, 계획성 있게, 목표성 있게 놀아라.. 공부는 기본만 해라. 1등 필요 없다.
그리고 욕심부리지 마라.. 나 잘되기 위해서 나 즐겁기 위해서 친구들에게
피해주지 마라……
중학교부터는 무조건 1등 해라
그러기 위해서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무조건 1등 해야 한다.
그래야 상위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1학년 1학기에 형편 없는 성적내면 따라잡기 엄청 힘들다.
전교 1등이 정~안 된다면 반 1등하고, 전교 3등 이내는 무조건 해라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에게는 절대로 화를 내지 말자.
아이의 능력을 믿고 부모가 리딩을 잘해주자…
이것이 저의 애들 공부지도에 대한 철학입니다.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는 큰딸 둘째딸 시험칠 때 성적결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실히 걸었습니다..
최고로 갖고 싶은 것을 사주는…… 이게 제일 효과가 좋더군요…^_^
그래서 재영이도 그 동안 많이 놀았기에,, 올 2학기부터는 차츰 중학교를 대비한
공부를 차근차근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때 같이 공부할겁니다. 공부에 재미 붙이고 습관 들여주기 위해서…
이런 계획이 있는데, 1년 있겠다고 하면,,,
작전이 잘 안 세워집니다.
그래서 후회하고 있죠.. OSS를 진작에 알았더라면 1년 전에 보냈을 텐데,,,
작년 말에 돌아온 4기에 갔었어야 되는 것이었습니다.
3학년말은 사실 좀 어리고, 4학년 말쯤이 적합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재용맘 2010-01-27 13:51:04
아이들에 대한 아빠의 정성이 대단하시네여~~
마음은 있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하기 어려운 것들인데......
좋은 아빠에 대한 강좌 좀 열어주세요^^
그리구~~중학교 들어가기전에 준비과정 필요한것두 맞고....늦은감도 없지않고....맞는 말씀이신데~~
대신 중학교 가서 영어랑 수학이랑 내신이랑 다 잡을려고 할때 시간 투자며 애가 스트레스 받는게 장난이 아닙니다.
제 생각엔 차라리 영어를 좀 편하게 만들어주면 오히려 중학교가서 다른곳에 집중할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공부하기가 더 편해진다는거죠~~
나름 계획이 있으신거라 남들이 왈가왈부 할 문제는 아니지만 전 고1 올라가는 딸을 중학교때라도 보낼걸~~그때도 늦지 않은거였구나~~요즘 무지 후회하고 있어서 몇자 적었습니다.
어쨌든 재영이 오기전에 6기 회장님으로서 한건 해주시길~~(oss학부모 모임^^) 기대해봅니다!!ㅋㅋㅋㅋ넘 부담 드렸나???
재원아빠 2010-01-27 13:56:57
재영 아버님 글을 읽어보니 제의고등학교 3년간 여의도 사무실까지 30분이면 갈거리를
학교데려다주느라 1시간 이상씩걸려 출근하셨던게 기억납니다
제가3남매라 10여년간 눈이오나 비가오나 하루도 않거르고
힘드셨을 아버지가 더욱 생각납니다.
재영 아버님 존경하고싶습니다 !!!
재영팜(6기) 2010-01-27 14:01:47
재용맘님 말씀 맞습니다. 잘 아시네요.. ^_^
그래서 고민중입니다. 영어라도 확실히 해놓으면 영어공부할 시간에 다른 공부할수 있으니까요.. 사실 큰딸도 초등때 기초를 잡아서, 중고등학교때 영어공부에 소비한 시간이 극히 적었죠...큰딸은 워낙 공부밖에 모르는 아이라, 괜찮았는데,,,,,, 아들은 좀 걱정되기도 합니다...
민서아빠 2010-01-27 14:04:35
재영아빠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재영은 두말 할 필요가 없겠죠. 저도 민서한테 초등학교 다닐때는 신나게 놀아라고 합니다. 공부스트레스를 벌써부터 주기 싫기도하고 억지 공부가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6기회장님으로 계속 모시고 싶은데 6개월만 한다니 아쉽네요
재영팜(6기) 2010-01-27 14:06:57
하이고~ 재원아버님,, 너무 과찬의 말씀을,,,,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한 것이랍니다..^_^
그런데, 밤늦게 공부하고 잔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재울려고 늦게 깨워서
학교에 지각하지 않게하려고 마음졸이며 급히 운전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힘들었답니다...^_^
재원아버님 감사합니다.~~
재영팜(6기) 2010-01-27 14:11:15
민서아버님~괜히 다른 아빠들도 하시는 것을 말씀드려서 부끄럽습니다...
조만간 부산에 한번 가도록 하겠습니다...
재원맘 2010-01-27 17:59:56
저도 재원일 신나게 놀게 했는데 재영팜님 글을 읽으니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힘있게 해야할때 잘할수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아빠들은 아들이 목욕탕에 가서 등 밀어줄때
참 행복한가 봅니다~
재원일 보내고 7살짜리 재원이 동생을 데리고
목욕탕에 다녀온 후에 재민이가 등 밀어줬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1년동안 6기와 함께 하실수 있으면 참 좋을것 같은데...
6기 동윤이맘 2010-01-27 18:45:22
제가 이 세상에서 본 가장 훌륭한 아버지상이
첫번째는 세상이 힘든 시기라 완벽하진 못하셨지만 그에 버금갔던 아버지의 추억이고
두번째는 재영 아버지인 형부께서 정말 완벽한 아버지상이라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있어요^^
무준맘 2010-01-27 19:27:24
재영팜님 정말 정말 대단하시네요..나중에 후회는 없으시겠어요..
강좌 열어주세용..
오성식 2010-01-27 19:27:41
이 글 읽고 오늘 여러 부모님들이 술 한 잔 하실 것 같습니다,
재영팜(6기) 2010-01-27 21:14:56
오선생님~ 제가 한 잔하고 왔습니다.. 저녁 약속 때문에,, ^_^
술한잔 한 김에 말씀드리면, 이 못난 글을 쓰면서, 아들 생각이 나서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릅니다. 왜그런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상당히 냉철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즈음 제가 좀 이상해진것 같습니다. . ^_^
현정맘 2010-01-28 02:02:44
아들은 아빠를 닮는다지요? 재영이의 미래의 모습도 그려지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