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갈래.‘ 5월말 지호와 단둘이 저녁 시간을 보내던 중, 지호가 한 말입니다. 2학기때 외국 나가는 친구들이 많다는 얘기를 하면서.. ‘이때다‘ 싶었죠. 사실 ‘언젠가는 나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공교육을 받다보면 어느 시점에서 그런 생각이 절실해 지리라 예상했죠. 저에게는 지금이 그런 시기였습니다. 초등 3,4학년에 접어들면서 조금 느슨해지고, 여기저기 유혹도 많아져 다소 산만해져 가고 있다는 느낌. 뭔가 좀 제대로 잡아줘야 할 것 같은데 가정이나 학교 모두 2% 부족하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죠. 많이 답답해 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간다니까 덩달아 한번 해 본 소리 같기도 해서 이후에 몇 번 더 물어 봤더니 꼭 가고 싶다는 겁니다. 지호가 그동안 참 많이 컸구나. 대견하다. 칭찬해 주었습니다. 제 가슴도 좀 뚫린 느낌이 들었구요. 유학 결정을 대충하고 나니, 어디를,어떻게 보내나..가 좀 막연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엄마들과 교류가 별로 없고 또 떠들썩하게 소문내고 싶지도 않았구요. 캐나다는 지호가 정했습니다. 그 어느 나라보다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더군요. 캐나다 시골 학교에서 초등시절을 보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저도 찬성이었습니다.( 물론 메이플릿지가 아주 시골은 아니지만.) 그만큼 애들에게는 좋은 교육 환경이라는 뜻이겠죠. 그다음은 어디를 통해서? 고민하던 중 제가 잘 이용하는 사이트에 질문을 올렸고, 그 중 oss 소개글이 있었습니다. 소개하신 분이 혜령맘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분이라 우선 믿음이 있었고해서 홈피를 좀 둘러보았습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학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서로 많은 도움도 주시고 만족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학생들도 행복해 보이고. 메일을 보냈더니 그날 사무실과 오성식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팝스잉글리쉬‘에서 듣던 음성을 오랜만에 들었네요. 오래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홈피를 봤을때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런데 다 결정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낼 생각을 하니 하루도 아니고 1주일도 아니고 1년을 못 본다는 생각에 갑자기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보내달라고 할 때는 철들었다고 생각되더니, 캐나다 간다고 들떠 있는 지호를 보면 쟤가 철이 없어 저러나 싶기도 하고. 잠깐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생활이 지속된다고 생각하니 다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현충일 연휴에 가족들과 상의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유학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아빠는 처음엔 좀 당황해 했지만 지호가 원했기에 ok. 저는 사실 별로 걱정이 안 됩니다. 무엇보다 지호가 의젓하게 잘 해내리라 믿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이 지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 지호의 장점과 잠재력이 잘 끌어내 지리라 생각됩니다. 1년뒤 반짝반짝해진 지호가 벌써 눈앞에 선 합니다. 제가 oss에 너무 부담을 주었나요? ^^ 남은 짧은 기간 동안 많이 안아주고 놀아주고, 많이 봐 둬야겠습니다. 너무 쉽게 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 선배 학부모님들, 그리고 혜령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