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보낸지 벌써 5개월이 됐네요. 보내고 나니 이렇게 세월이 빨리 갑니다. 처음 은이와 환이를 보내기로 결정했을 때는 불안한 마음보다는 캐나다에서 1년 공부하고 오면 어느정도 변화해서 돌아올까. 여러 면에서 많이 성장해 오겠지하는 희망을 갖고 지냈답니다. 그런데 출발일이 얼마 안 남자 불안해지기 시작하는겁니다.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은이는 좀 크니까 걱정이 덜 되는데 환이는 아직 너무 어려서 매일 엄마,아빠 찾는 건 아닐까 . 불안한 마음에 잠도 잘 못 자고 지냈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캐나다로 떠나고, 캐나다에 도착해서부터 동영상이 매일 올라오니, 아이들이 캐나다에 가기 바로 전보다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이런 편한 마음도 며칠이 못 가고 며칠후부터 환이가 밤이 되면 울면서 전화를 하는겁니다. 낮에는 OSS에서 한국에서 같이 간 형, 누나들하고 같이 있으니 놀러온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즐거운 마음이다가 저녁이 되어 홈스테이 집에 가서 보면 얼굴색이 다른 낯선 식구들하고 밥먹고, 자고 하려니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거의 매일 울면서 전화를 하니 제 마음이 마음이 아니더라구요. 달래도 보고, 혼내 보기도 하고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어요. 환이 전화가 올 시간이 되면 겁이 나는 겁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울까. 한국으로 데리고 와야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걱정을 아는 캐나다로 이민 간 조카가, 자기가 찾아가 보겠노라고 하는데, 한 번 찾아가 보라고 하고 싶었지만, 가지 말라고 거절을 했답니다. 아직 캐나다 생활에 적응도 못 하고 있는데, 형이 찾아가면 식구들이 더 보고 싶어질 것 같은 생각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요. 이일로 저는 친정 식구들에게 아주 독한 엄마로 찍혔답니다.^^ 도 건우 선생님께서도 예전에 경험했던 이야기도 해주시면서 드물지만 적응하는데 3개월 정도 걸리는 아이도 있다고 기다려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참고 기다려보자는 마음을 갖고, 캐나다에 간 아이들 생각을 덜 하려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아이들때문에 자주 못 보았던 친구들고 자주 만나고, 성당에도 거의 매일 나갔답니다. 그리고 환이가 아빠를 좋아하니 아빠가 매주 일요일날 전화를 해 주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매주 일요일마다 아빠가 전화를 해 주었답니다. 그러길 한달 반정도 지나니 전화할 때 울지도 않고, 화상통화하고 일요일날 아빠와 통화하면 전화도 안한답니다. 전화할때도 처음에는 전화하면 한참 통화하고도 안 끊으려고 하더니, 지금은 여유가 생겨서 Kayden(홈스테이 집 동갑내기 친구)이 엄마 바꿔달란다면서 받으라고 해요. 엄마 영어 못한다고 해도 그냥 받으라고 전화를 Kayden에게 건네주는 여유도 보인답니다. 완전히 적응했다는 이야기겠지요. 지금은 아이들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이들때문에 걱정하면서 마음앓이는 안 한답니다. 저도 아이들 없는 동안 아이들 때문에 못했던 일도 좀 해보고 있고요. 안식년이라 생각하면서요. 앞으로 아이들을 캐나다에 보낼 4기 엄마들 마음이 마음이 아닐 겁니다. 그러나 걱정 많이 안하셔도 될 겁니다. OSS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부모님들처럼 아이들을 잘 보살펴주신답니다. 그러니 마음 편하게 하시고 아이들에게만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아이들 있을 때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하나씩 하시면서 지내시면 좋으실 것 같아요.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 말이 대충 통하면 적응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캐나다에서 성공, 엄마들은 한국에서 자아실현. 이거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오성식 2009-01-06 01:49:18 환경이 바뀐 것만으로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죠, 더군다나 부모가 곁에 없다는 사실이 더 힘들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놀라운 적응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결과물이야 말로 진정으로 우리가 아이들을 캐나다로 보내는 목적이기도 하구요. 결코 아이들이 편하게 지내게 하기 위해 이렇게 힘든 과정을 보내는 건 아닙니다, 말이 안통하는 친구, 말이 안통하는 환경에서 어색한 음식을 먹어가며 적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얻은 수확물은 그만큼 값진 겁니다. 부모가 따라오면 아이들은 훨씬 더 편하겠지만, 영어나 독립심은 OSS아이들과는 비교가 안되거든요. 석환이는 조만간 오게될 친구들에게 폼잡을 일만 남았습니다. 6개월 일찍 왔다는 이유만으로도 목에 힘줄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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