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적응”이라는 선물>> 어떻게 내가 그런 짓을 했을까? 아냐!! 남들도 잘 지내고 돌아오는데 뭐... 이런 말들을 내 머릿속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아이들이 출국하는 순간부터 몇 달간은 이렇게 살았나 봅니다.. 그런데... 먼저 하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기제를 선사해 주셨습니다. 양팔 저울에 무게를 잰다면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기억과 망각... 인간의 삶에서 기억이라는 기제는 정말 중요하고 꼭 필요하지만 이와 못지 않게 망각이라는 기제 역시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너무도 간절하게 귀중한 기능임을 알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기억과 망각의 절묘한 조화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렇게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마음이 하루 하루가 지나가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억과 망각의 절묘한 조화, 적응이라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예요. 부모와 자식 간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통한다고 하잖아요. 이것도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밤과 낮이 바뀌어 버린 그 곳에서 내 아이들이 지내고 있지만, 아이들이기에 또 아이들 곁에 항상 계셔 주시는 OSS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거리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만 , “잘 먹고 자고 있구나”하는 마음을 안심시켜 주는 진솔한 동영상, 사진을 보면서 안도의 숨을 쉬면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출국장으로 나간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라는 질문을 누군가가 저에게 한다면... 누구나 끄덕일 수 있는 대답들 가운데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요”, “시간이 해결해 주던대요”...라는 말들이겠지요... 그러나 사람마다 감정의 표현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 시기가 너무 힘든 시기였음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겠죠... 닥쳐보지 않으면 이 느낌--모르실 거예요...그쵸?? 갑자기 문득 밀려오는 아이에 대한 그리움... 내가 왜 그랬을까??? 깜깜한 밤에 혼자 어떻게 잠을 잘까? 아침에 늦잠자면 어떻게 하나? 알람시계 소리는 잘 듣고 일어날 수 있을까? 학교에서 교실은 제대로 찾아가서 앉을 수 있을까?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준비물과 숙제는 해 갈 수 있을까? 머리 속에 온갖 생각들로 꽉 차 있기만... 엄마들도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일상생활을 하잖아요.. 아마,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걱정만을 반복하며 지냈겠죠...?? 그런데 아니었어요... 대견스러운 우리 아이들은 낯선 곳에서의 적응을 위해 엄마들 보다 무한한 노력을 했었음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엄마들은 걱정만 하고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캐나다에서의 적응을 위한 노력을 정말 열심히 했고, OSS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도움의 손길로 엄마보다 훨씬 더 빨리 그곳의 생활을 안정되게 했습니다... OSS선생님들은 잠 못 들고 우는 아이에게 달려가서 안아주셨고, 재워주셨고, 달래주셨고, 용기를 주셨던 분들이셨기에 우리 아이들은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전원 모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꼼꼼한 OSS 프로그램과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아이들은 나름대로 그곳의 적응을 위해 계획도 세우고 규칙도 나름대로 지키면서 지냅니다... 또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과제가 있고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빨리 적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오선생님께서는 OSS의 분위기를 밝고 친숙하게(모두 처음 뵙는 선생님들, 친구들이어서 낯설지만..), 동영상을 찍으시면서 다정하게 아이들을 대해 주셨던 것이 OSS 에서의 적응을 쉽게 하는데 도움을 줬던 커다란 요인이 된 듯 합니다. 하루는, 우리 상희가 캐나다에서의 생활 일주일이 지난 후, 저에게 저녁에 전화를 걸어서(전화를 거는 요일과 시간도 대략 아이 스스로가 정하더라구요..) 이렇게 물어 온 적이 있었습니다.(우리 상희 역시 적응을 위해 무척 노력을 많이 했고, OSS선생님의 도움이 매우 컸던 아이 중의 하나입니다.) “엄마, 이렇게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언제가 되면 괜찮아져?” “응...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약 2-3주 지나면 괜찮아진데... 드물게는 한 달이 걸릴 수도 있어... 그런데 걱정하진 않아도 돼... 왜냐하면 누구나 모두 처음엔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느낌이 덜해 졌다고 하니깐.... 상희도 며칠만 더 기다려봐~~...” 이렇게 통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내목으로 뭔가가 올라오고 있기에 침을 꿀꺽 삼키곤 했습니다. 아이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시각은 저녁식사 후 대략 하루 일과가 끝나고 캐나다 시간으로 저녁 8시쯤에 전화를 걸더군요.. 캐나다에서 저녁 8시면 써머 타임을 하고 있던 때는 한국시간으로는 낮 12시쯤 되더라구요.. 아이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하면 엄마도 괜찮아요... 그런데 문제는 우울한 목소리라든지 울먹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면 그땐.... 아이와 통화를 하면서 터득한 건데요.... 통화시간이 길어지면 아이의 목소리가 울먹해 지는 목소리로 변하더라구요... 그러면 엄마의 가슴은 메어집니다.(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통화시간이 너무 긴 것은 좋지 않더라구요..)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시간이 바로 수업시간이었답니다.(학기가 시작되면서 정희와 상희는 수업시간이 언제 언제냐고 묻더니.... 아이들이 시간 조절을 잘 해 줬습니다... 이것도 아이들에게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엄마의 수업시간까지 챙길 줄 아는 아이들이 되었구나’하고요...) 다행히도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전화를 받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아이와 통화를 하다가 아이가 울 때였습니다. 이런 통화를 하고 나면 저도 바로 표정이나 목소리가 수습이 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괜찮아집니다. 몇 차례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고 나면 많은 것이 좋아 지더군요... 몇 주가 지나면 모든 것이 안정이 되어 아이도 좋아지고 엄마도 좋아집니다... 바로 우리 모두 ‘적응’이 된 것이죠.... 아침에 눈을 뜨면.. 시계를 쳐다보며 “지금 캐나다는 몇 시이겠구나!”로부터 시작하여 캐나다에서 보내오는, 곁에서 있는 것 같은 사진들, 동영상.... 이 동영상은 가끔씩, 아이들의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하루 일과를 그대로 거의 볼 수 있었기에... 이것의 힘으로 가끔씩 난데없이 밀려오는 그리움을 물리칠 수 있는 좋은 약이 되었답니다. 시간의 흘러감으로 인한 “적응”으로 인해 “OSS에 대한 믿음”이라는 마음의 안정제와 “사랑”이라는 보약으로,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답니다. 시간은 먹지 않으려고, 입을 꼭 다물고 손을 내저어도, 어느새 내 입속으로 스며들어와 내 목으로 스르르 넘어가 흘러가 버립니다. 오늘도 나는 누에가 뽕잎을 갈아 먹듯 사각사각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쭉쭉 뻗어있는 열한가지에 너울너울 매달린 백 쉰 이파리는 다 먹어 치우고 백 아흔 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 아이들과 OSS 선생님들을 위해 축배를 들어야겠습니다. 사랑과 감사의 축배를... 축배!!! 오성식선생님, 최답렬교장선생님, 허경교장선생님, 김기현이사님, 이종원선생님, 신선희선생님, 도건우선생님, 김형권선생님, OSS교과담임선생님, OSS에 계신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오성식 2009-01-06 01:58:37 소설보다 더 찐한 감동이 밀려드네요. 같은 시기를 공감했기에 느낌은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장문의 글이 이제 며칠 후면 이곳에 와서 전쟁을 치룰 많은 후배 부모님들에게는 보약같은 지침서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전화를 너무 길게 하면 안좋은 거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아이의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엄마가 적당히 멀어져 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이 정도의 여유가 있어 글을 쓰셨지만, 처음의 심정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죠. 그런데 사실 기러기 엄마로 와 있는 경우도 눈에 아이가 보인다는 사실만 다를 뿐, 처음에 이곳에 오면 이런저런 많은 고생들을 하시거든요, 새로움에 적응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이렇게 OSS에 아이를 맡겨주신 부모님들은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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