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도 밴쿠버 공항에는 여지없이 기러기 엄마와 아이들이 꽤 많이 입국하였습니다. OSS 아이들은 이곳에 오는 날부터 준비된 코스에 따라 안정적인 일정을 시작하셨습니다만, 기러기 엄마들은 아직까지 아이를 돌볼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일단 이곳에 도착한 기러기 엄마는 생활도구를 준비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곳의 시스템을 이해하기까지도 상당한 스트레스와 시간이 소요되지요. 이곳에는 조립식 가구를 파는 AKEA 라는 매장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요즘 어렵지 않게 한국에서 건너온 기러기 엄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침대와 책상을 사기 위해서 온 것이죠. 이곳의 가구는 대부분이 조립식입니다. 본인이 조립품을 차에 싣고 와야함은 물론이고 조립 또한 본인이 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워낙 모든 일이 전문인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가구를 조립해 본 사람은 실제로 거의 없습니다. 도면을 보면서 간단한 책꽂이 하나 조립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장도 없을 뿐더러, 안해본 일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크나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살림 장만의 와중에 아이들의 학교생활도 챙겨야 됩니다. 아이들의 도시락도 싸야됨은 물론입니다. 이럴 때 정말 남편생각이 절실하죠. 하지만 한국에 있는 남편마저도 처음시작하는 기러기 생활이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자녀교육으로 인해 가정이 너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이 도무지 미덥지 않아 기러기 엄마는 힘든 생활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낯선 땅에서 말도 안통하는지라 여간 학교생활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숙제는 엄두도 못냅니다. 숙제도우미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 학원을 다니고, 어느정도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맞이하는 주말.,.....엄마는 녹초가 되어 아이들을 어디론가 데리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가끔 한국에서 걸려오는 친구 엄마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이곳에서의 생활도 만만치 않은데 한국에 돌아가 공부할 것을 생각하면, 영어 못지 않게 국어, 수학까지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또, 가끔씩 걸려오는 술취한 남편의 전화를 받고 있으면, 왠지 화가 나기도 하지만 남편 또한 불쌍해서 서로 울다가 전화를 끊습니다. 기러기 엄마들의 가장 큰 위로는 그래도 같은 입장에 있는 기러기들과의 대화입니다. 이러다 보니 자주 기러기 엄마들은 회동을 합니다. 결국 아지트가 생기게 됩니다. 아이들 학교에 보내놓고 기러기 모임을 갖는 것이 유일한 낙인 셈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영어실력은 생각만큼 빨리 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하는 것 외에는 집에서는 당연히 우리말을 쓰고, 친구들도 대체로 한국에서 온 아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기러기 엄마들의 한숨만 깊어갑니다. OSS에 아이들을 보낸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말, "저희는 정말 운이 좋습니다. 마음이 놓입니다.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이 새삼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럴수록 더 책임감도 느껴지구요. 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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