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되면 즐거워 하는 아이들)
아침이 밝아오면 아이들은 한결같이 좋아합니다,
아직도 밤이 되면 아이들은 한국생각에 외로와집니다.
하지만 낮이 되면 즐겁습니다.
학교를 가게 되어 즐겁고,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OSS 학교에 가면 공부하는 것도 즐겁고, 아이들과 수다떠는 것도 즐겁습니다,
심지어 담임선생님한테 혼나는 것도 즐겁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선생님이고, 나를 제일 사랑해 주는 선생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점심 때가 되면 낯선 음식이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먹어가며 새로운 음식의 세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영어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이 느껴지는 것도 즐겁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넓은 잔디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도 즐겁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무엇보다 즐거운 것이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것입니다,
밤에 지긋지긋한 학원을 안 다니는 것도 생각해 보니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영어수업도 마치 게임을 하듯 마냥 즐겁습니다,
왜 한국에서는 영어시간이 그렇게 지겨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짜 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내가 아니라,
내가 짠 스케줄에 따라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여간 즐거운 게 아닙니다,
내가 어른이 된 게 분명합니다,
이거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는 카메라로 내 맘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더 좋습니다,.
카메라를 떨어트려 망가질 때 망가지더라도 내 맘대로 이렇게 비싼 기계를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것이 신납니다,
내맘대로 옷을 챙겨입고 나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 좋습니다,
내가 나름 멋을 내 봐도 모두들 잘 입었다고 칭찬만 해 줄 뿐, 벗고 다시 입으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습니다,
내킨 김에 손톱에 메니큐어도 한번 발라보고 싶습니다,
메니큐어를 바르고 학교를 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니, 여긴 분명 천국이 맞습니다,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가기가 싫어집니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개도 있고, 고양이도 있고,,,,,
공기도 정말 좋습니다,
일찍 자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야만 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일찍 잡니다,
이렇게 푹 자고 일어나니 매일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아이들이 정규학교를 가기 시작하는 내일부터는 아이들은 더욱더 캐나다 생활을 즐거워할 겁니다,
캐나다 아이들의 친절함에 놀라고, 학교생활의 즐거움에 반하고, 캐나다 선생님들의 상냥함에 시간가는 줄 모를테니까요,
조만간 아이들로부터 이런 말을 한번쯤은 듣게 될 겁니다,
"엄마, 우리 이민오면 안돼?"
"엄마, 나 그냥 여기서 학교다니면 안될까?"
"엄마, 여긴 공기도 좋고, 사람도 좋고, 학교다는 것도 재밌고........."
하지만 당분간 밤은 외롭습니다,
약간 쌀쌀하기도 합니다,
들리는 말들이 다 영어이고, 밖은 우리나라처럼 밝지도 않고 조용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나마 내 심정을 제일 잘 알아줄 것 같은 것은 홈에서 키우는 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