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부실한 체력과 부실한 머리로 그래도 여기까지 온 데에는 결정적인 두가지 요인이 있었다는 조심스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 첫번째는 저희 어머님의 좀 특이한 자식 교육법이 문명히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삶의 후원자이십니다,
지금 연세가 여든 아홉이시지만 여전히 제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는
후견인이십니다,
저는 거의 단 한번도 저희 어머니로부터 크게 혼나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것은 제가 절대 모법생이어서가 아닙니다,
단지, 제 마음 속에는 세상이 두 조각이 나도 울 어머니는 내편이고 나를 믿어주실 거라는 믿음이 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어머니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성식아, 난 네가 참 자랑스럽다,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하거라,
난 너를 믿는다. 참 고맙고 기특하고 자랑스럽고, 성식이가 내 아들인 게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저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어지간히도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머리를 조아리셨던 소위 치맛바람 꽤나 날리던 그런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이런 막강한 후견인이 내 삶에 늘 존재한다는 강한 믿음이 세상을 맞서 한 점 겁이 없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진 오성식을 만들어냈던 겁니다,
자식은 부모가 믿는 것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참 의미있는 말인 듯 싶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교육을 경험한 것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습니다,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저는 왜 공부하는 지도 몰랐고, 공부가 재밌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영어에 미쳐서 외국인 만나러 경복궁을 헤집고 다녔던 것 말고요)
공부는 그냥 하는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 바뀐 것은 미시간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얼마나 공부가 재밌던지 제가 1년만에 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제 삶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서양교육의 특징은 존재감을 확실히 인식시켜준다는 겁니다,
“내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었구나” 라는 사실을 서양교육은 인식시켜줍니다,
그래서 서양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중요한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이 보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난받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하다는 겁니다,
비난받는 것을 싫어하는 표현 중 가장 보편적인 표현이, “그냥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정도가 될 겁니다,
이 말은 잔소리를 듣기 싫다는 이야기고, 잔소리를 들을 정도로 내가
별볼 일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사실 제 자신이 하는 일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제가 하는 일을 비난하면 저는 급속도로 흥미를 잃습니다,
비난받으면서까지 어떤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거지요,
이 세상에 내가 대접받으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줄을 서 있는데
굳이 비난까지 받아가며 그 일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늘 생각하는 겁니다,
이게 달리 표현하면 강한 자존심이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표현으로는
누구보다 자존감이 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서양교육을 계속 받아온 우리 딸에게 대학교 2학년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딸이 여름방학이 되어 서울에 오자마자
“아빠, 나 피아노를 좀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은데, 선생님 좀 알아봐 주실래요?”
“그래, 재영아. 어렵지 않아.”
마침 제가 소유하고 있는 오피스텔의 세입자가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래서 전화를 드렸지요.
“박선생님, 우리 딸이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데 선생님이 좀 지도를 해 주시겠어요?”
“아, 그래요? 저야 오샘 딸을 지도하면 영광이죠, ㅎㅎㅎ”
그렇게 해서 약속을 정하고 그 유명한 박선생님을 찾아가게 되었는데, 돌아온
딸이 표정이 이그러지면서 하는 말이, “아빠 나 피아노 안 배울래요....”
“왜 그래, 재영아? 그 분 굉장히 유명한 분이신데.,...”
“나 보고 피아노 한번 쳐보라고 하신더니, 아직 기본이 많이 부족하대”
저는 금방 알아 차렸지요.
보통 우리나라 선생님들은 제자를 대할 때 기죽이는 언행을 자주 하십니다,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 또는 학습자가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게
하기 위한 마음? 뭔지는 몰라도 대체로 그렇습니다,
그 한마디에 우리 딸은 피아노를 접었습니다
매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만약에 서양선생님이셨다면 절대로 이렇게 얘기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서양선생님들은 항상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우와,,,,,굉장한 소질이 있어요. 누구보다 빨리 배울 수 있겠어요!”
이런식으로요,,,,,,
우리 딸이 서양교육을 받은 아이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그 선생님의 그런
말씀에 별로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쯤 더 선생님의
칭찬을 한마디라도 듣기 위해 피아노를 열심히 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서양교육을 받은 딸과 지극히 동양적인 사고를 가진
선생님과의 만남은 이렇게 불행한 결과를 맺고 말았습니다,
서양교육의 키워드는 “자존감”입니다,
그리고 서양교육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학습자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다른 학생과 비교해서 학습자를 무능하다고 탓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칭찬에 굶주렸던 아이들이 서양교육을 받고 나면 모두가 날개를
다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제 이 즈음에서 우리 OSS부모님들이 하셔야 할 중요한 역할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첫째, 다른 아이와 비교금물 둘째는 엄청난 칭찬 해주기....
그러면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랍니다.
참고로 지난번 EBS에서 방송되었던 “공자의 후예” 4편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동서양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차이에 관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