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 8. 공항에서 승빈이와 cool하게 악수하고 포옹하면서 355일후면 보겠지 하였는데(그땐 서로 눈물도 흘리지 않았답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귀국한다고 하니, 설레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답니다.
새벽 6시 지난 지금, 아마 Maple Ridge에서 승빈이도 아쉬움과 설레임으로 벌써 깨어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 다정했던 캐나다 식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또 귀여운 tiger(이름은 그렇지만 애완동물 고양이랍니다)와 헤어진다는 아픔에...
어제는 승빈이가 서울 엄마에게 전화하여 'Home Mom과 헤어지는 것이 제일 슬프다'라고 하였답니다. 약 3주전에는 엄마에게 전화하여 '내년 2월에 꼭 캐나다 elementary school 친구들 보러 캐나다 다시 갈테니 허락해 달라'라고 하였었구요.
사실 승빈이가 귀국해서 시간이 지나면 캐나다에서의 1년 생활이 추억으로만 기억속에 아련히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바쁘게 살다보면 지난 1년을 기억하기 보다는 하루하루의 숙제에 쫓기면서 더 바쁘게 살고 있을 테니까요. 어찌보면 그렇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적응력이 뛰어난 아이들이겠지요.
또 오샘님이 다른 이메일에서 적었듯이, 일단 서울에 돌아오면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생활하였던 지난 1년에 대하여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특히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을 맘껏 먹지 못하였다는 아쉬움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한발자국만 뒤로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승빈이에게 너무나 좋은 Canada Mom&Dad, 형과 누나가 생겼고 열살짜리 승빈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다만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어 자주 보지 못할 뿐이지 서로의 애틋함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난 11월초에 승빈이가 감기 증세가 무척 심하여 타미플루를 먹었는데 주말에 걱정이 되어 오랫만에 집에 전화를 하였었습니다. (캐나다에서 특별한 연락이 없으면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저와 승빈이 엄마의 지론이었고 또 지난 여름에 캐나다를 방문하여 home family들과 식사도 하고 집에 두차례 방문하여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집으로 전화하지는 않았답니다.)
그래서 오랫만에 home mom과 통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픈 승빈이를 잘 보살펴 주어서 너무 고맙다'라는 저의 말에 home mom은 'He's my son.'이라고 대답하더군요. 전혀 예상밖의 대답에 순간 놀라기도 하였지만 그 대답속에 home mom의 승빈이에 대한 모든 애정이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mom이었기에 우리 승빈이도 '헤어지는 것이 너무 슬프다'라고 말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마치 1년전과 마찬가지로 승빈이가 서울에서 엄마, 아빠와 같이 살겠지만, 결코 1년전과 똑같은 승빈이가 아닐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1년간 살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고, 특히 지난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사랑을 준 home mom이라는 존재를 가슴속에 두면서 살테니까요.
서로간에 많은 문화적인 차이가 있었지만 "그 모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승빈이를 'my son'으로 대하여 준 Mr.& Mrs. Bihari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나중에 편지로 두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렵니다).
승빈이나 저, 그리고 승빈맘 모두에게(승빈이 형도 포함해서) 올해 1년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승빈이에게 제일 소중한 기억으로...
오성식 2009-12-27 23:49:44
4기부모님들이 지금 이 시각 모두 잠을 못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출국 상황을 점검하느라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모두가 무사히 비행기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내일 공항에서 부모님께
모두 안전하게 안기는 것을 확인해야 편히 4기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승빈맘 2009-12-28 00:07:37
그러게요, 내일 회사 출근해야하는데 지금쯤 자야하는데 정신이 말똥말똥한게 잠이 영 안오네요. 열흘 빠진 1년 동안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다시 보내라면 못보낼 것 같은데, 참 부모들도 아이들도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습니다. 이제 캐나다 아침 일곱시, 아이들은 이미 일어나서 출발할 채비를 갖추고 있겠죠? 홈맘이랑 이별할 생각에 제가 맘이 아프고 눈불이 날 것 같아요. 에고 슬퍼라...우리 승빈이 많이 울것 같은데 어떡하나요....사람들은 살다보면 왜 이렇게 이별할 일이 생기는 건지...흑흑.. 그래도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오느라 하는 이별이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시간아 빨리 가라....
오성식 2009-12-28 00:34:01
참 큰 일 해 냈습니다, 참으로 야무진 우리 승빈이,,,,, 정말 기특하고 자랑스런 아이입니다, 내일 공항에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