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전 공항에서 승빈이를 떠나 보낼 때, 승빈이도 웃었고 저도, 승빈이 맘도, 그리고 승빈이를 만 9년간 키워주신 저희 이모할머니도 같이 웃었기에, 한 1년 캐나다에 소풍갔다 온다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일주일간 오샘님이 올려주시는 사진과 동영상에서 승빈이가 웃고 있었기에, 예상대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였기에, 별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승빈이가 전화하였을 때 처음에는 조금 걱정하였으나 차분히 물어보니 OSS에서나 home stay에서나 잘 적응하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저에게 있었습니다.
지난주말에 문득 저와 같이 놀아줄 큰애, 작은애가 모두 미국과 캐나다에 있다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사실 지난 17년간 주말에 일이 있어서 출근하지 않을 때는 아이들과 같이 집에서는 체크/오목/튀기기/실내야구/숨바꼭질/레슬링을 하고 밖에서는 축구/야구/농구하면서 지내다가 막상 승빈 엄마랑 달랑 둘이서 주말을 맞으니 '썰렁함'을 넘어서 약간은 '어색'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매일밤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 방에 차례로 들러 아이들 사진 보면서 '아! 아이들이 모두 외국에 있구나'라는 것을 매번 느끼면서 허전함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약 2주 가까이 되니, 아직은 철없는 둘째 승빈이가 많이 보고 싶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취미가 하나 늘었는데, 그것은 오샘님이 올려주는 동영상과 사진을 제 컴퓨터 하드에 저장해놓고 일하다가 수시로 보면서 혼자 웃는답니다. 그래서 주위의 동료들이 조금은 이상하게 보는 것 같기도 하구요...
캐나다에서도 씩씩하게 지내고 있을, 그렇지만 아빠를 무척 보고싶어할 승빈이를 생각하니, 사실은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하지만, 이제 저도 조금은 어른스러워(?) 지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있는 감정을 굳이 숨기고 싶지는 않구요.
사실 승빈이가 캐나다에 간다고 할 때, 제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저나 승빈이 서로에게 1년간 대면하지 못한다는 일종의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었는데, 매일매일 사진과 동영상을 보니 그런 걱정이 사라졌고, 설사 동영상을 못 본다고 하더라도 수시로 편지와 이메일을 쓰면서 그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이야기입니다만, 정확히 20년전 제 처와 연애하던 시절에 무슨 사정으로 약 50일간 서로 만나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50일후 제 처를 만나니 못만났던 50일간 매일매일 편지를 썼다고 하면서 저에게 연애편지 50장을 준 적이 있습니다.
밤에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는데, 저도 승빈이와 떨어져있는 1년동안 대학 이후 쓰지 않았던 일기장을 들어서 승빈이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일기를 쓰면, 그리고 수시로 승빈이에게 편지를 보내면 올해 1년은 저와 승빈이에게 더욱더 즐거운 시간과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네요,
"사랑하는 우리 승빈아, 너무너무 보고 싶다!!!"
경준맘 2009-01-22 04:36:43
진심으로 동감입니다.^^
아빠와는 동성이라서 그래도 얘기가 많이 통하는데...
엄마인저는 사실 아들의 생각을 모두 이해하고 나누기가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아이와의 새로운 통로가 생긴것 같아서 참 기뻤어요,,,
OSS그러고 보면 참 영어공부말고도 장점이 많은 사회 교육프로그램같아요...
유정현지파더 2009-01-22 09:50:50
개구쟁이 장난끼가 줄줄 흐르는 승빈이 아버지 안녕하십니까? 글을 잘 읽었고요 내용중에 베낄게 꽤 있네요 저도 오늘부터 당장 편지를 아니 매일은 자신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