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선택과 결정은 이미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 걸까요?
정말 아주 우연히 OSS와 만나게 되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이게 운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올 1월 남주가 활동하고 있는 챔버오케스트라에 단원을 포섭(?)하기 위해서
생면부지의 4,5기 건엽,현정맘에게 전화를 걸어
현정이의 바욜린 실력이 남다르다고 하니,
일단 정기연주회에 오셔서 구경도 하시고 현정이도 입단을 시키시면 어떨까 하고 제가 꼬셨지요.
근데, 현정이는 정기연주회에 오지도 않았고
시간상의 이유로 오케스트라 활동도 어렵다는 얘기를 현정맘으로부터 듣게 되었어요.
더불어 현정맘과 현정이가 정신이 없었던 이유가
캐나다로 유학간 건엽이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오성식쌤이 직접 오셔서 설명회를 하실 기회가 있으니까,
아무 부담 갖지 말고 참석해 보라고 하셨어요.
근데요, 제가 현정맘에게 오성식쌤 얘기를 듣기 일 년쯤 전에
남주아빠의 직장상사이신 1기 정현아버지로부터 oss칭찬을 침이 마르게 들은 바 있었거든요.
그때는 남주가 어려서 관심도 없었고, 아이만 보내는 건 절대 반대한 입장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었어요.
근데, 전혀 다른 두 통로로 오성식쌤 얘기를 듣다 보니 호기심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갔지요. 남주를 데리고요.
밤 10시부터 12시 넘어서까지 얘기가 이어졌는데,
비몽사몽 간에 온몸을 비틀며 듣던 남주도
오성식쌤 만나고 나서는 자기 혼자서라도 가겠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그 전까지는 꼭 엄마와 같이 가겠다던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왜 갑자기 혼자서 캐나다에 가려고 하냐고 물으니까
“한국사람과 같이 살면서 한국말 쓰면 영어가 안 늘잖아.”
요거 설명회 때 오성식쌤이 하신 말씀이거든요.
요것이 자는 줄 알았는데, 들어야 될 건 다 듣고 있었더라고요.
영어 공부를 위해서 엄마와의 생활도 포기하고 가겠다는 남주가 기특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제가 마음 속으로 믿고 호감을 가진 분들이 추천을 하신 거라 믿음이 갔어요.
부지런한 부모님들은 여기저기 많이 알아보시던데요
저는 게을러서 그러지는 못했어요.
그냥 오쌤이 보내주시는 동영상만 열심히 봤구요.
일간지에 커다랗게 광고 나오는 저렴한 유학원은 사실 아예 믿음이 안 갔고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만 제대로 챙겨준다면 오랜 시간 고민 말고
그냥 단순하게 결정을 내리자는 성격이라 채 한 달도 고민 안 하고 그냥 OSS로 결정을 내렸어요.
남편은 자기가 기러기 될 줄 알고 좌절하고 있었는데,
남주가 혼자 캐나다로 가겠다고 하니 두 손 들어 환영했고요.
물론 1기로 다녀온 정현이가 워낙 다녀와서 잘하고 있으니 남편도 신뢰가 갔겠지요.
남주 보내기로 결정을 한 얼마 뒤에 둘째를 가진 걸 알게 되었는데,
남주가 너무 기뻐해서 반 년만 미뤄서 동생이 태어나는 걸 본 후에 보낼까 생각도 했었는데
부지런히 보내주시는 동영상 보면서
한시라도 빨리 보내야겠다는 굳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아이 혼자 보내는 유학이라 부모의 심리적 불안과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이 제일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같이 가는 친구도 있고
내 아이가 속한 5기 아이들이라 그런지 다들 참 이쁘고 똘똘해 보여서 안심이 되네요.
글고 가까운 곳에 건엽맘을 비롯한 선배맘들이 계셔서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아요.
그때 현정엄마와의 전화 한 통이 아니었다면 남주는 지금 캐나다에 있지도 않겠지요?
사람마다 영어에 대한 목표가 다르고 영어공부의 이유가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영어 공부의 목표가
수능영어 NO, 취업영어 NO, 스펙영어NO!!!였어요.
저에게 영어는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새로운 창이었어요.
물론 저에게 그런 창은 우리말밖에 없지요.
꼭 글로벌화된 세상이 아니라도 내 아이에게는 이 세상을 보고 읽을 수 있는 언어를 모국어 외에 하나는 더 만들어 주고 싶은 게 부모로서의 욕심이었어요.
뿌옇고 먼지 껴서 오히려 시야를 가로막는 어설프고 위태로운 창이 아니라
깨끗하고 투명한 그리고 견고한 창을 남주에게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말글이 어느 정도 숙달되는 시점에 이르면
꼭! 아이를 내보내서 살아있는 영어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oss에서는 아이가 생활 속에서, 상황 속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진 것 같아요.
그래서 별 고민 없이 선택을 하게 됐구요.
이제 남주는 그 출발선에 있습니다.
우리 OSS선생님들께서 남주를 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시리라 믿고
전 멀리서 믿음과 격려의 말만 전하겠습니다.
오성식 2009-08-08 13:09:17
긴 시간 내서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면 볼수록 속이 깊은 아이가 바로 남주랍니다,
첫 날은 엄마 생각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더니만 그 후로는 볼 때마다 방긋방긋입니다,
항상 현정이의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남주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실망하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어제 그렇지 않아도 1기 정현이 엄마한테 문자왔더군요,
정현이는 영어점수 평균이 100점이랍니다,
현정맘 2009-08-08 17:11:05
저도 첫날 남주 눈물에 얼마나 목이 메었는지...
하지만 벌써 남주가 적응을 했는지...밝던데요?
예쁘고 의연한 남주와 현정이가 같이라서 좋아요...^^
남주 동생은 태중에서부터 미리 동영상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겠네요.ㅎㅎ
절대 다급하지 않은 편안한 심성의 남주맘을 닮아 남주가 아주 잘 할것 같아요.
물론 처음 한두달은 누구나 힘든 과정을 겪어요.
하지만 그 기간을 극복하고나서 남주가 느낄 그 뿌듯함을 무한대로 느끼길 바랍니다.
우성맘 2009-08-08 19:29:28
이쁜이 남주가.. 성격도 야무지군요~ 이렇게 하는 짓까지 예쁘니.. 남주엄마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